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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정치 제34호] 김정은의 전략과 북한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1.05.06 | 조회수 | 44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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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세계정치34_표지.jpg [190kb] | ||||
지금까지 우리는 북한에 대해 지나치게 핵과 미사일 문제에만 집중해왔다. 2012년 김정은의 등장 이후, 2017년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시험, 그리고 마침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까지 미친듯이 폭주해왔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연구-분석 경향이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실제 김정은 등장 이후, 4차례에 걸친 핵시험과 광명성 2호부터 시작하여 4호까지의 위성 발사 시험, 북극성, 화성 등의 미사일 발사 시험 등이 정신없이 이어졌다. 이러한 사정은 우리로 하여금 그 무엇보다 먼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에 집중하도록 만들었고, 실제 핵과 미사일의 뒤편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이데올로기, 정치, 경제, 과학, 사회문화 등에 대해서는 눈을 감도록 만들었다. 김정은의 등장은 북한 사회에 새로운 세대, 새로운 문화, 즉 새로운 시대가 등장했음을 의미한다. 실제, 김정은의 등장 이후, 북한 사회는-비록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여러 방면에서 변화하고 있다. 김정은 등장 초기, 마치 충격요법(shock therapy)처럼 다가온 모란봉 악단의 등장에서부터, 광명성 3호기-1호기 발사 실패를 곧바로 인정하는 모습, 부인 리설주의 등장과 최고지도자 부부가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등, 이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북한의 모습이 나타났다. 단지 문화적인 부문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는 전국의 주요 지점을 특구-개발구로 지정하고, 기업과 생산단위에 자율권을 대폭적으로 확대하는 모습, 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시장을 통한 경제적 활력을 추구하는 모습 등은 형식적인 변화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새로운 북한’을 만들고자 하는 김정은의 전략이 조용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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